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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토끼의 스르르 잠옷

달토끼의 스르르 잠옷

24~48개월 · 4분 낭독

밤이 깊었는데, 아이는 잠이 오지 않았어요.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아, 어디 있니?”

그때 창문으로 달빛이 스르르 들어왔어요. 달빛 위에는 하얀 달토끼가 사뿐 앉아 있었지요. “잠이 안 오는 아이가 여기 있구나?”

달토끼는 등에서 조그만 바늘과 실을 꺼냈어요. 반짝반짝, 달빛으로 만든 실이었어요. “내가 스르르 잠옷을 지어 줄게.”

달토끼가 바느질을 시작했어요. 스르르, 스르르. 달빛 실이 포근한 천이 되었어요.

“여기엔 하품 한 조각.” 달토끼가 아기 하품을 콕 집어 소매에 넣었어요. 아이도 따라서 하암— 하품이 나왔어요.

“여기엔 양털 구름 한 줌.” 달토끼가 구름을 살살 펴서 등판에 붙였어요. 아이의 어깨가 폭신, 가벼워졌어요.

“단추는 뭘로 달까?” 달토끼는 밤하늘에서 제일 졸린 별 두 개를 골랐어요. 별들이 깜빡깜빡, 느리게 눈을 감았다 떴어요.

“마지막으로, 엄마의 자장노래 한 소절.” 달토끼가 실 끝에 노래를 매듭지었어요. 어디선가 나즈막한 노랫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요.

“자, 다 되었다. 입어 볼래?” 아이는 스르르 잠옷을 입었어요. 달빛처럼 보드랍고, 구름처럼 폭신했어요.

스르르, 스르르. 눈꺼풀이 무거워졌어요. “달토끼야, 너도 이 잠옷 입고 자?”

달토끼가 씨익 웃었어요. “나는 달에서 아이들 잠드는 걸 다 보고 나서 잔단다. 그러니까 걱정 말고 먼저 자렴.”

아이는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갔어요. 스르르 잠옷이 아이를 꼬옥 안아 주었어요. 단추 별 두 개도 아이 가슴 위에서 깜빡… 깜빡… 잠들 준비를 했어요.

숨이 천천히, 느려졌어요. 들이쉬고… 내쉬고… 스르르… 스르르…

달토끼는 창가에서 조용히 손을 흔들었어요. “잘 자, 아가야. 내일 밤에도 달빛으로 올게.”

포근한 상상 하나면, 잠은 스르르 찾아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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